저출산 쇼크 학교가 문을 닫는다...서울 첫 폐교 은혜초 이사장은 ‘유죄’

이코노미한국 | 기사입력 2020/01/12 [19:53]

저출산 쇼크 학교가 문을 닫는다...서울 첫 폐교 은혜초 이사장은 ‘유죄’

이코노미한국 | 입력 : 2020/01/12 [19:53]

 

 

 



 

 /정승양 선임기자 code1@ hankooke.com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초중고교 폐교문제가 우리 교육계의 현안으로 성큼 걸어들어왔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모두 5184만9861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0.05%(2만3802명) 늘어났다. 증가율 0.05%와 증가 인원 2만3802명은 모두 정부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저치다.

 

통계청은 지난해 3월 ‘장래인구추계’에서 “총인구는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령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서 65세 이상은 37만6507명이 증가하며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었다. 65세 이상(802만6915명)과 0~14세 유소년 인구(646만6872명)의 격차는 156만명으로 2018년(102만명)보다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40대 이하는 모두 인구가 감소했고 50대 이상은 증가했다.

 

통계청 인구조사의 인구와 주민등록 인구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구감소가 시작되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흐름은 공통적이다.

 

저출산 쇼크는 학교를 덮치고 있다. 지방 대도시에서는 이미 ‘도심 폐교’ 현상이 심각하다. 교육부 지방교육재정 알리미에 따르면 1982년 이후 지난해 3월까지 서울과 6대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교가 총 182곳에 이른다. 교육계에서는 이 중 부산(41곳)의 도심 폐교가 많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은 2019년 한 해에만 초중고교 5곳이 문을 닫았다. 영도구 동삼중 등 대부분 시내에 있는 학교들이다. 올해도 동구 금성중, 해운대구 운송중 등 중고교 4곳이 문을 닫는다. 7대 도시 중에선 인천의 폐교 수가 57곳으로 가장 많지만, 강화 등 섬 지역 학교가 상당수 포함됐다. 인천과 부산 다음으로는 대구(35곳), 울산(25곳), 광주(15곳), 대전(8곳) 등의 순으로 폐교가 많았다.

 

이런 흐름은 서울로까지 북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7만8118명이던 서울지역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올해 7만1356명으로 6762명 줄었다. 한 해 만에 초등학교 입학생이 10명 중 1명꼴인 8.7%나 감소했다. 2014년 8만6184명에 이르던 서울의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 숫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도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폐교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앞서 2018년 서울 은평구의 사립학교인 은혜초교가 문을 닫았다. 학생 감소로 운영을 중단한 서울의 첫 초중고교 폐교 사례였다. 올해는 공립인 염강초교와 공진중학교 등이 문을 닫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마포구 창천초 역시 올해 9월 창천중과 통합될 예정이다. 초·중 첫 통합 사례다.

 

우리는 어떻게 인구 감소와 폐교문제를 접근해야 할까?

 

 

 

서울의 첫 폐교사례인 은혜초가 우리 교육계의 반면교사로 남게 될 전망이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반대에도 학교를 무단폐교한 서울 은혜초등학교 이사장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초·중등교육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학교법인 은혜학원 이사장 김모씨(60)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서울시교육감 인가 없이 은혜초를 임의로 폐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김씨는 2017년 12월 28일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 은평구 은혜초등학교의 폐교 인가(認可)를 신청하고, 같은 날 교육지원청 답변이 오기도 전에 학부모들에게 "교육청이 폐교를 권고했다"며 폐교를 통보했다.

 

이후 여러 차례 교육지원청이 "학생들을 위한 대책 등을 보완하라"고 지시했지만, 김씨는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학부모들과의 면담에서 "학생 부족으로 수업료가 2~4배 오를 것"이라며 전학을 독려했다. 교직원 전원에게도 해고 예정 통보를 했다. 일부 학부모가 폐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전학 취소를 요구했지만 김씨는 이를 묵살했다.

 

결국 2018년 3월 2일 은혜초등학교에 등교한 학생은 3명이었다. 같은 달 6일에는 학생이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아, 사실상 폐교 상태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육당국과 학부모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폐교를 독단적으로 추진했고, 폐교인가 신청이 반려된 뒤에도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전출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끌고 갔다"며 "은혜초가 사실상 폐교 수순에 접어들게 된 것은 피고인의 의도된 행동의 결과"라고 판시했다.

 

이어 "관계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을 야기했고, 특히 나이 어린 학생들이 받은 충격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에게도 상처를 남기고 교육행정상으로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