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극장 관객 하루 6만명 밑으로...3~4월 개봉일 못잡은 영화만 50여편

이코노미한국 | 기사입력 2020/03/04 [14:17]

코로나19에 극장 관객 하루 6만명 밑으로...3~4월 개봉일 못잡은 영화만 50여편

이코노미한국 | 입력 : 2020/03/04 [14:17]

 

 



 

/정승양 선임기자 code1@ hankooke.com

 

사람은 누구나 겁쟁이다. 사람의 욕구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생리적욕구(physiological needs)이며 바로 그다음이 바로 안전의 욕구(safety needs)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극장산업을 덮쳤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전체 하루 관객은 5만9천895명으로, 6만명도 넘기지 못했다.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배급사들은 2~3월 선보일 예정이던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으나, 다른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가라앉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다시 잡을 수도, 그렇다고 개봉을 마냥 미룰 수도 없어서다.

 

각 배급사에 따르면 3∼4월 개봉을 추진했으나 아직 개봉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영화만 50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냥의 시간'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기생충' 흑백판, '콜' '뮬란' '나의 촛불' '침입자' '주디' '부니베어: 원시시대 대모험' 등 이미 개봉을 한차례 연기한 영화도 포함한 숫자다.

 

일부 배급사는 아예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평균 좌석판매율이 3%대 불과한 지금 상황에서 개봉하면 관객을 독식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면서 "그렇다고 5∼10월 성수기로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 3~4월 비수기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성수기 대작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이미 쓴 마케팅 비용 손실을 참작하고서라도 먼 훗날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가 메르스 종료 선언을 한 이후에도 극장이 정상화하기까지 두 달이 더 걸린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이전 수준으로 관객이 들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개봉을 당초 일정보다 한참 뒤로 미루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제작사, 배급사는 물론 외부 투자사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 영화인은 "개봉이 임박해서 연기를 결정한 작품은 통상 15~20억원에 이르는 홍보·마케팅 비용 가운데 상당수를 이미 썼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개봉을 늦추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만큼의 비용을 다시 투입해야 하므로 투자사들 동의가 필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작들의 촬영 일정도 차질을 빚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촬영 중에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촬영 전체를 접어야 하므로 새로 들어가는 영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크랭크인을 미루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한국 영화 신작 공백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개봉을 연기한 작품들이 내년 상반기 개봉도 고려하는 이유다.

 

유례없는 극장 침체기에도 꿋꿋이 개봉하는 작품도 물론 있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가 5일 개봉한 데 이어 '기생충'의 이정은이 출연한 '용길이네 곱창집'(사진), 오지호 주연 '악몽'은 오는 12일, 공포 영화 '세인트 아가타'는 19일에 관객을 찾아간다.

 

마돈나는 다음과 같이 딱잘라 말했다.

 

“인생은 쇼다”

 

내주변에서 목격하고 있는 ‘코로나19 쇼’의 생동감이 누그러질 때 ‘진짜 쇼’인 영화시장에도 활기가 올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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