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기자 shkim@hankooke.com
한국은행은 집값이 계속 오르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늘면서 경제 위험 요소로서 '금융 불균형' 상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이 검증되고 본격적 접종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간소비 등 경기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이 더 나빠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실행되면 민간소비는 연간 17% 정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주택가격 오름세,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어 금융 불균형 위험 누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은 8월 이후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다가 최근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오름폭이 커졌고, 수급 불균형 등에 전셋값도 많이 올라 전세수요 일부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주택가격 오름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는 주택구입·전세자금 수요, 개인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꼽혔다. 정부의 주택시장 대책에도 불구, 단기적 수급 불균형 우려와 완화적 금융여건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크고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당분간 높은 증가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증가세가 지속되므로 향후 통화정책 운영 시 금융 불균형 위험 누적 가능성에 유의해 주택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의 경기 영향과 관련해서는 "조기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크게 확대돼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국내에서도 11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의 회복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수의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예상을 넘는 성과를 거둬 조기 상용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안정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고 본격적 접종까지 아직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부활동 자제를 소비 위축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2단계 거리두기가 연간 민간소비를 4%, 3단계 거리두기가 17% 정도 줄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서비스업 부문의 단계별 영업제한 조치가 완벽하게 준수될 경우를 가정해 매출 감소폭을 추산하고, 이를 다시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중간투입·부가가치 감소로 환산한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당분간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낮추면 투자 위축 등을 막아 첫해 0.06%, 두 번째 해 0.08% GDP(국내총생산)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아울러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크게 나빠진 고용 상황이 회복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외환위기·금융위기 충격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기간보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이 더 길었고, 경기와의 관계를 봐도 두 위기 당시 고용수준이 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는 데는 경기 회복 이후 각 1년, 6개월 추가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더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향후 장기적으로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된 점,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 등까지 고용 회복 지연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특히 상용직의 경우 비용 수준이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채용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난 일시휴직자, 실업자의 복직이 상당 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채용이 축소·연기되면서 고용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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