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새 주인 찾을까…"복수 금융사 인수의향서 제출"

이코노미한국 | 기사입력 2021/06/03 [20:57]

한국씨티은행 새 주인 찾을까…"복수 금융사 인수의향서 제출"

이코노미한국 | 입력 : 2021/06/03 [20:57]

 

/이지형기자jhlee@hankooke.com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 매각(통매각)을 우선 추진하는 가운데, 복수의 금융회사가 전체 또는 부분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 금융사가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최종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씨티은행은 7월 중 전체 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는 적어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은 3일 오후 정기 이사회를 열고 본사인 씨티그룹이 발표한 국내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방안에 대한 두 번째 논의를 벌인 뒤 이같이 밝혔다.

씨티은행은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매각 진행 경과와 관련해 3일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씨티은행은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를 받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다수의 금융사가 예비적 인수 의향을 밝히자, 씨티은행은 해당 금융회사들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보다 진전된 협상을 위해 정식 인수의향서를 내도록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씨티은행 경영진은 매수 의향을 보인 잠재 매수자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이에 따른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를 포함한 출구전략 방안을 추가로 논의했다.

씨티은행은 "접수된 인수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최종 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며, 이어 최종 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행상황에 다소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입찰 대상자가 정해진 뒤 상세 실사와 조건 협상을 거쳐 최종 ''이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7월 중 결과가 공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 또는 일부를 인수할 의사가 있는 복수의 금융사가 나타났지만, 씨티은행 노동조합과 금융노조가 요구했던 '전 직원 고용 승계'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씨티은행 노조는 이사회를 앞두고 "국내 소비자금융 매각은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 "졸속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청산)에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이사회 후 보도자료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은 일련의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와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들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 및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사회 후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일부 잠재적 매수자들은 전통적인 소비자금융 사업의 도전적 영업 환경과 당행의 인력구조, 과도한 인건비 부담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사회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이러한 매각 제약 사항들은 당행과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행장은 또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게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 "노조와도 마음을 열고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을 비롯해 지방금융지주나 대형 저축은행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 가운데 OK금융그룹은 "인수 의향서를 안 냈다"고 밝혔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는 씨티은행의 전체 또는 WM·카드부문 인수에 대해 "인수 의사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다른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통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씨티은행이 WM, 신용카드 사업 등을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리 매각에 나서더라도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분리 매각을 할 경우 카드부문의 인수 주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현대카드와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공개적으로 "인수 추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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